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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1위로 시즌 절반을 마친 삼성 라이온즈가 후반기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활약해온 잭 오러클린과 결별하고, 메이저리그 통산 32승에 빛나는 우완 크리스 페덱을 새로 영입한 것입니다. 김하성의 옛 샌디에이고 동료이자 빅리그 통산 132경기 경력의 페덱이 삼성 후반기 마운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 배경과 전망을 정리했습니다.

전반기 1위 팀의 승부수, 그 배경

이번 소식을 들었을 때 삼성 라이온즈가 우승을 꼭 하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팀이 안주하지 않고 후반기를 위해 외국인 카드를 바꾸는 결정을 했습니다.
전반기를 1위로 마무리한 삼성 라이온즈가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잭 오러클린을 떠나보내고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을 영입했습니다. 삼성은 11일 페덱은 47만3333달러(약 7억1000만원)의 조건에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며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뛰어온 오러클린과의 계약 연장 대신 최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뛴 오른손투수 페덱에게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맡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명확한 판단이 있었습니다. 오러클린은 시즌 초반부터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졌으며, 전반기 17경기에서 83⅓이닝 5승 5패 평균자책점 4.86의 성적을 남겼습니다. 다만 6월 이후 6경기에서 27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6.67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성적표를 보면 왜 삼성이 결단을 내렸는지 이해가 됩니다. 시즌 전체로 보면 준수했지만, 이미 호주리그에서 시즌을 치르고 WBC에 참여하였고, 바로 맷 매닝의 대체자로 KBO에서 출전을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체력적인 한계가 온 듯, 볼 끝의 힘이 떨어져 보였으며, 최근 6월 이후로 확연히 페이스가 떨어졌습니다. 6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은 아무리 4~5선발 자리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그리고 후반기는 순위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시기입니다. 삼성처럼 우승을 노리는 팀 입장에서는 지금 확실히 결단을 내리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오러클린, 개인적으로는 정말 아쉬운 마무리일 것입니다. 부상 대체로 급하게 왔지만 두 차례나 계약을 연장하며 삼성에 기여했고, 시즌 초반과 중반까지 팀의 선발 자리를 담당 했으니까요. 팬 입장에서도 오러클린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가 있었기에 삼성이 선발 자리를 채우면서 버텨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KBO 삼성 라이온즈, 새 외인 크리스 페덱 관련 사진
출처 : 삼성 라이온즈

크리스 페덱은 누구인가

새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크리스 페덱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야구 팬들도 계실 겁니다. MLB를 즐겨보신 팬이라면 본 적이 있었을테고, KBO 팬이라도 김하성의 옛 동료라는 사실로 반가움을 느끼실 수 있는 선수입니다.
1996년생인 페덱은 키 196cm, 몸무게 98kg의 체격조건을 갖춘 우완투수입니다. 2015 미국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의 8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이었던 2019년 빅리그 무대에 데뷔했습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을 보면 페덱의 무게감은 느껴집니다. 페덱은 빅리그 통산 132경기에 등판해 32승 43패, 평균자책점 4.83,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6을 기록했습니다.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페덱은 빅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 8.02개, 9이닝당 볼넷 2.04개를 기록하며 뛰어난 구위와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지고 있다고 증명했습니다.
스탯라인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특히 9이닝당 볼넷 2.04개라는 수치는 페덱의 제구가 얼마나 정교한지를 보여줍니다. KBO에서 성공한 외국인 투수들의 공통점이 바로 이 제구력이었습니다.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제구로 승부하는 스타일이 KBO 타자들을 상대하기에 훨씬 효과적이니까요. 올 시즌 평균 구속이 소폭하락 했다고는 하지만, 6가지 구종을 던질 수 있으며, KBO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구속이기에 선발투수로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페덱은 KBO를 완전히 낯설게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계약서에 사인을 마친 페덱은 샌디에이고에서 전 키움 히어로즈의 김하성과 함께 뛴 경험이 있어 KBO리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라이온즈의 선수들과 많은 걸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김하성이라는 이름이 나오는 순간 반가움이 밀려왔습니다. 페덱이 김하성과 샌디에이고에서 팀 동료로 뛰었다는 사실은, 그가 한국 야구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완전히 초면인 리그가 아니라 어느 정도 준비된 상태로 오는 셈이니, 적응 기간이 예상보다 짧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깁니다.

크리스 페덱 프로필 요약
생년 1996년생
체격 키 196cm, 몸무게 98kg
우완 / 좌완 우완 투수
MLB 데뷔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MLB 통산 성적 132경기 32승 43패, ERA 4.83
MLB 제구력 9이닝당 볼넷 2.04개
삼성 라이온즈 계약 규모 47만 3333달러 (약 7억 1000만원)

그럼에도 남는 물음표

솔직히 페덱에 대한 기대감만큼이나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야구 팬이라면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이번 영입을 균형 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페덱은 올해 빅리그에서 계속 경기에 나서며 실전 감각을 유지했습니다. 14경기(선발 9경기) 57이닝 7패 평균자책점 6.79를 기록 중이었습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6월 30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는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실점을 올렸습니다.
이 부분이 좀 걱정스럽습니다. 통산 성적은 뛰어나지만, 올 시즌 최근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평균자책점 6.79는 명백히 부진한 수치입니다. 페덱이 MLB에서 밀려나 KBO로 오는 것 자체가 사실 이 부진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삼성이 이 선수를 선택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첫째, 통산 커리어가 워낙 강력합니다. 32승 43패에 평균자책점 4.83이라는 성적은 KBO에서 뛰는 외국인 투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입니다. 둘째, 실전 감각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시즌 중간에 급하게 오는 선수 중에 실전 감각이 살아있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셋째, 김하성 인연을 통한 KBO 이해도가 있습니다.
또한 KBO 리그가 MLB보다 타자들의 컨택 능력이 뛰어나고 구단들의 상대 분석이 정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MLB만큼 파워 있는 타자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페덱처럼 제구가 좋은 투수 입장에서는 MLB보다 KBO가 성적을 내기 유리한 환경일 가능성이 큽니다. MLB에서 부진하다가 KBO에서 완벽하게 부활한 외국인 투수 사례는 여럿 있으니까요.
결국 페덱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삼성 구단이 오러클린이라는 준수한 대체 외인을 놓고 굳이 페덱으로 교체한 것은 불안감을 안고 가기보단, 확신이 있었다는 뜻일 것입니다.

후반기 삼성 마운드가 완성된다

페덱의 합류로 삼성 라이온즈의 후반기 선발진 그림이 완성됐습니다. 후라도라는 리그 최고 이닝 이터에 원태인, 최원태, 그리고 페덱이 가세하는 4선발 라인. 여기에 5선발 자리에서 양창섭, 부상으로 빠져있는 장찬희, 새로운 기대주로 등장한 김백산이 경쟁하는 구도입니다.
페덱은 국내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무사히 마쳤고, 13일 등번호 59번을 달고 라이온즈파크에서 첫 훈련에 합류 했습니다. 삼성은 15일까지 올스타 휴식기를 가진 뒤 16일부터 후반기 일정에 돌입합니다. 페덱이 정확히 언제부터 등판할지는 구단 내부에서는 확정이 된 상태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페덱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국은 정말 열정적인 야구 팬들이 많은 나라이며, 특히 삼성 라이온즈 팬들은 오래 기다려온 팀의 부활을 이번 시즌에 마음껏 즐기고 있기에 그런 팬들 앞에서 뛰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어서 다시 MLB에 좋은 조건으로 성공하거나 삼성과 재계약해서 팬들에게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주면 좋겠습니다.

그렇기에 KBO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특별하게 될지, 그리고 그런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좋은 인상을 보여줄지, 페덱 스스로도 시즌을 치루면서 느끼게 될 것입니다.
11년 만에 전반기 1위를 거머쥔 삼성 라이온즈의 후반기, 그 시작을 함께 열게 될 크리스 페덱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그가 삼성 마운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그리고 팬들에게 잊지 못할 명장면을 선사하기를 응원합니다. 이 우완 투수의 첫 등판을 삼성 라이온즈 팬 모두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