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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부터 19일까지 대구에서 예정됐던 롯데와의 후반기 첫 4연전. 2차전이 우천 취소된 가운데 삼성이 3경기에서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습니다. 삼성과 롯데의 전통 라이벌 매치업인 클래식 시리즈. 양창섭의 후반기 첫 경기 호투로 시작해 크리스 페덱의 KBO 데뷔전 완벽 투구까지 이어졌습니다. 마지막 경기에서 우중 혈투 끝에 패했지만 후반기 시작을 승리로 여는 데 성공한 삼성의 클래식 시리즈를 정리했습니다.
클래식 시리즈, 삼성과 롯데의 뜨거운 역사
먼저 이번 4연전이 왜 특별한지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삼성과 롯데의 대결은 KBO에서 그냥 두 팀 경기가 아닙니다.
클래식 시리즈라는 별칭이 붙은 오랜 라이벌 매치업이기 때문입니다.
1982년 KBO 창립 원년부터 함께해 온 두 구단은 무려 44년 동안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사직구장에서도 클래식 시리즈가 열리면 3루 원정팀인 관중석 전체가 삼성 팬들로 꽉 차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로 두 팀의 대결은 뜨겁습니다. 비수도권 연고팀 간의 경기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매치업입니다. 또한 이벤트도 많습니다. 양 팀의 응원가를 번갈아가며 같이 부르고, 응원단의 합동 공연 등 팬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번 후반기 첫 4연전이 대구에서 클래식 시리즈로 시작한다는 사실 자체가 삼성 팬들에게는 큰 의미였습니다. 11년 만에 전반기 1위를 거머쥔 삼성이 후반기 첫 걸음을 오랜 라이벌 롯데와 시작한다는 것, 그것도 홈에서 4연전. 이 시리즈의 결과가 후반기 삼성의 방향을 어느 정도 예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4연전은 모두 매진이 예고될 만큼 관심이 뜨거웠는데, 아쉽게도 2차전인 7월 17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실제로는 3경기만 진행됐습니다. 야구는 날씨에 취약한 스포츠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4연전이 3경기로 줄면서 분위기가 살짝 아쉽게 흘러갔던 것은 사실입니다.
1차전, 양창섭이 열어준 후반기 첫 승
후반기 첫날인 7월 16일. 삼성은 4대1로 승리하며 후반기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 경기의 진짜 주인공은 어깨 부상으로 빠진 에이스 후라도를 대신해 선발 마운드에 오른 양창섭이었습니다.
양창섭은 5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막으며 시즌 8승을 챙겼습니다. 지난 5월 24일 사직 원정 경기에서 롯데 상대로 9이닝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던 그가, 이번에도 롯데 킬러의 면모를 다시 보여준 것입니다.
경기 내용도 재미있었습니다. 1회초 롯데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면서 시작이 좋지 않았지만, 1회말 곧바로 디아즈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3회말 디아즈와 류지혁의 연속 안타로 2대1로 역전한 뒤, 6회말 김지찬의 좌익수 희생타로 3대1, 8회말 김영웅의 솔로 홈런으로 4대1을 만들며 승부를 굳혔습니다.
특히 이 승리는 김재윤이 시즌 23세이브를 챙기며 마무리한 완벽한 지키는 야구의 결과였습니다. 삼성이 후반기 첫 경기를 이렇게 완벽하게 잡아냈다는 것은, 후반기 페이스에 대한 자신감을 그대로 이어갔다는 신호라고 보였습니다.

3차전, 페덱의 KBO 데뷔전 완벽 투구
2차전 우천 취소 후 하루를 쉰 삼성이 3차전인 7월 18일 경기에서 이번 4연전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의 KBO 데뷔전이 이날 열린 것입니다.
솔직히 페덱의 데뷔전을 앞두고 저는 조심스러운 마음이 컸습니다. MLB 통산 32승의 커리어가 있긴 하지만, 올 시즌 MLB에서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던 선수였으니까요. KBO에 새로 오는 외국인 투수는 적응도 필요하기 때문에 첫 경기부터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리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야구 팬이라면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페덱은 그 우려를 시작부터 완벽하게 날려버렸습니다. 페덱은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안타 1개, 볼넷 1개, 탈삼진 7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습니다. 삼성이 4대0으로 앞선 7회 초 마운드를 이승민에게 넘겼고, 경기가 5대0으로 마무리되며 승리 투수와 QS 달성에 성공하였습니다.
첫 경기부터 보여준 스탯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6이닝 동안 피안타 하나, 볼넷 하나, 삼진 7개. 완벽에 가까운 데뷔전입니다. 특히 KBO 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외국인 투수가 첫 경기에서 이런 성적을 낸다는 것은 역시 메이저리그 출신답다고 느꼈습니다. 큰 키에서부터 던져지는 힘, 경기 운영과 제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페덱은 85구를 던져 56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았고, 직구 최고 구속은 152km를 찍었습니다. 커브,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포크볼 등 6가지 구종을 다양하게 구사했습니다. 다양한 구종 조합과 안정된 제구력, 그리고 필요할 때 나오는 152km 직구까지. 앞으로 다른 팀들도 페덱을 상대하기가 정말 까다로울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타선도 페덱의 데뷔전을 완벽하게 뒷받침했습니다. 1회말 구자욱이 시즌 9호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3회말 김성윤이 시즌 3호 솔로 홈런을 추가했습니다. 5회말 디아즈의 희생플라이로 4대0을 만든 뒤, 8회말 1점을 더 보태 5대0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페덱은 데뷔전 후 "대구에 우승 선물하겠다"는 인상적인 말을 남겼습니다. 텍사스 출신답게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삼성과 계약했던 그가, KBO 데뷔전부터 이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는 사실이 삼성 팬들에게 정말 든든한 소식이었습니다.

4차전 우중 혈투, 아쉽게 놓친 스윕
3차전까지 2연승으로 시리즈 위닝을 이미 확보한 삼성이 3연승과 시리즈 스윕까지 노렸던 4차전 7월 19일. 하지만 이 경기는 정말 극적인 반전으로 끝났습니다.
경기 흐름은 롤러코스터였습니다. 3대3으로 팽팽하던 경기가 7대3까지 롯데가 리드를 벌렸다가, 다시 7대8로 삼성이 역전했지만, 결국 9회초 롯데가 4점을 내면서 11대8로 롯데가 승리하는 형태로 마무리됐습니다. 롯데 전민재의 9회 2사 만루에서 우중간 2루타를 때리면서 승부의 결정타가 되었습니다.
이 경기를 지켜본 삼성 팬들이라면 정말 아쉬웠을 겁니다. 7대3까지 리드를 빼앗겼지만 7회말 동점을 만들고 8회말 역전을 성공했었지만, 마무리로 올라온 김재윤이 흔들리면서 주자를 내보내고 외야에서의 수비적인 실책도 나오면서 11대8까지 벌어졌으니까요. 우천 속에서 진행된 혈투에서 결국 승리는 롯데의 것이었습니다.
이런 경기는 사실 야구에서 종종 나옵니다. 한번의 실책들과 투수에게 압박감이 심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죠. 특히 우중 경기는 마운드 상태와 수비 집중력에 변수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든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윕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정말 아쉬웠습니다.
이 4차전 결과 자체는 아쉬웠지만, 시리즈 전체로 보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2연승으로 시리즈 위닝을 확보한 상태에서 마지막 경기를 내준 것이니까요. 다만 역전까지하고 1번만 잘 막으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삼성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운 마무리이긴 합니다.

2승 1패 위닝 시리즈, 후반기 순조로운 출발
이번 4연전을 통해 삼성은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습니다. 2차전 우천 취소로 3경기만 진행됐지만, 후반기 첫 시리즈를 위닝으로 시작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첫째, 팀 분위기 입니다. 시리즈 위닝은 선수단 전체에 자신감을 주는 결과입니다. 후반기 첫 시리즈부터 이렇게 좋은 흐름을 만들어냈으니,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들에서도 이 자신감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페덱이라는 새로운 카드가 완벽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데뷔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페덱이 삼성 선발진의 무게 중심으로 크게 변화했습니다. 앞으로 등판 할 페덱이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가 삼성의 성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셋째, 상대 전적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습니다. 시즌 초반 롯데에게 다소 밀리던 상대 전적에서 이번 시리즈 2승으로 격차를 좁혔습니다. 시즌 마지막 순위 결정 상황에서 상대 전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면, 이번 시리즈 결과는 정말 값진 성과입니다.
이제 삼성은 21일부터 고척으로 원정을 떠나 키움 히어로즈와 3연전, 24일부터 잠실에서 두산과의 원정을 치릅니다. 한 주의 경기가 모두 원정 경기이면, 두 팀 모두 후반기 시작을 좋게 치르고 있는 팀들 입니다. 클래식 시리즈에서 만든 좋은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이번 키움과 두산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11년 만에 전반기 1위를 거머쥔 삼성 라이온즈. 그 팀이 후반기 첫 시리즈를 2승 1패 위닝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흐름이 시즌 끝까지 이어져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를 대비할 수 있을지, 팬으로서 정말 기대되는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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