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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우완 투수 양창섭이 2018년 프로 생활 시작 이후 올해 마침내 첫 올스타전 무대를 밟습니다.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팀 동료 막내 장찬희의 대체 선수로 이름을 올린 것이지만, 그 안에는 지난 8년의 기다림과 올 시즌 좋은 활약이 담겨 있습니다. 잠실야구장의 마지막 올스타전 무대에 서게 된 양창섭의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대체 발탁 뒤에 숨겨진 8년의 시간
이번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삼성 라이온즈 팬들은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장찬희가 부상으로 빠지게 된 것은 아쉽지만, 양창섭이 대체로 뽑힌 부분에서는 올해의 괜찮은 활약을 했으니 뽑혔겠네". 그런데 이 짧은 뉴스 안에 담긴 진짜 이야기는 훨씬 깊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2026 신한 쏠 KBO 올스타전 출전 예정이었던 드림 올스타 장찬희가 부상으로 인해 양창섭으로 교체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 뒤에 있는 이야기, 즉 양창섭이라는 선수가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의 시간을 아는 사람이라면 뉴스가 결코 담담하게 읽히지 않습니다.
2018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양창섭은 이번 교체 선발을 통해 데뷔 8년 만에 처음으로 올스타전이라는 영예를 안게 됐습니다. 8년이라는 숫자. 이 숫자가 저는 정말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야구에서 데뷔 8년이면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동안 양창섭은 부상도 있었고, 부진도 있었고, 로테이션에서 밀리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시간을 다 거쳐 데뷔 9년 차에 처음으로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신인이 첫 올스타전에 나가는 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감동이 있습니다. 신인에게 올스타전이 눈부신 데뷔라면, 양창섭에게는 오래 참고 견뎌 올 시즌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즉 자기 증명으로 기회를 얻은 자리인 셈이니까요.
양창섭은 덕수고를 나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2순위로 삼성에 뽑혔습니다. 상위 픽으로 입단한 유망주였다는 뜻입니다. 큰 기대감을 얻고 뽑힌 선수로, 저 또한 선발에서 한자리를 맡아 활약을 해줄거라 지금까지 믿고 기다렸던 선수입니다. 그런 선수가 데뷔 8년 만에 첫 올스타 무대에 오른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하면서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버텨온 고통의 시간들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프로 생활이라는 게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올 시즌 양창섭이 만든 진짜 부활의 이야기
양창섭의 이번 올스타 발탁이 단순한 대체 선수 지명이 아닌 이유는, 그가 올 시즌 실제로 정말 잘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올 시즌 13경기에 출전해 6승 무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하며 패배를 모르는 안정적인 투구로 삼성의 선발진 한 자리 맡아 굳게 마운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6승 무패. 이 성적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한번 곱씹어봐 주세요. 시즌 반이 지나기도 전에 이미 6승을 챙긴 데다, 아직 패배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물론 퍼펙트한 경기만을 한 것은 아닙니다. 실점도 하며 패가 쌓일 수도 있었으나, 투수 교체가 되어 불펜조에서 잘 막아줄동안 타선에서의 역전을 만들어줘서 위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도움도 있어서 무패가 기록되었지만, 확실히 이전 시즌들보다 투구 내용이 좋아졌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부활의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습니다. 2018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삼성 지명을 받은 양창섭은 지난 5월 24일 부산 롯데전에서 9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며, 개인 통산 첫 완봉승을 달성했습니다.
9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 이건 그냥 잘 던진 게 아닙니다. 야구 팬이라면 이 스탯라인만 봐도 감탄이 나올 겁니다. 볼넷 하나 없이 9이닝을 던졌다는 건 제구가 완벽에 가까웠다는 뜻이고, 피안타 하나뿐이었다는 건 구위도 뛰어났다는 뜻입니다. 삼성 5선발 자리를 놓고 여러 후보가 경쟁하던 시기에, 올 시즌 보여준 활약에 이 한 경기로 그 논쟁을 완전히 끝내버린 것입니다.
그 이후로도 양창섭은 5월 24일부터 6경기 연속 일요일 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 기간에만 4승을 추가했습니다. 5선발 체제에서 장찬희까지 한 자리를 맡으며, 6선발 체제가 되어 일요일에 출전하는 로테이션이 되었습니다. 이 체제에서 빠지지 않고 출전한다는 것은 삼성이 얼마나 양창섭을 신뢰하고 있는지, 그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기 몫을 해내고 있는지가 다 담겨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만들어낸 선수가 첫 올스타 무대에 오르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닙니다.
대체 선수라는 자리, 그러나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발탁을 두고 대체 선수라 조금 아쉽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대체 선수 자리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
감독 추천 선수 명단에서 부상이 발생했을 때,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선수를 다시 추천 받아 대체 발탁이 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뽑히려면 실제로 그 시즌에 정말 잘하고 있는 선수여야 합니다. 아무리 부상 대체라 해도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름이 오르지 않습니다.
양창섭이 대체 선수로 뽑혔다는 것은 그의 6승 무패 4.37의 평균자책점을 정말 좋게 평가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성적은 팬투표나 감독 추천에서 놓칠 수 없는 수준이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처음부터 감독 추천에 뽑혔다면 그저 자연스러웠을 텐데, 이번에는 대체라는 형식으로 뽑히면서 아쉬움도 있지만 오히려 더 극적인 스토리가 만들어게 아닐까요?
그리고 이 이야기의 뭉클한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양창섭이 대체된 선수가 바로 팀 동료 장찬희였다는 점입니다. 데뷔 첫 시즌에 감독 추천으로 뽑혔던 신인이 부상으로 자리를 반납하고, 그 자리를 데뷔 9년 차 선배 투수가 채우게 됐다는 이 구도. 삼성 팬 입장에서 보면 아쉬움과 기쁨이 동시에 오는 소식입니다.
장찬희의 부상은 안타깝지만, 그 아쉬움 속에서 양창섭에게 8년 만의 첫 올스타 기회가 왔다는 사실이 어떻게 보면 야구의 오묘한 인연 같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한 명의 아픔이 다른 한 명의 기회가 되고, 그 기회가 오랜 시간 참고 견뎌온 선수에게 돌아갔다는 것. 뭉클한 이야기이지 않습니까? 이런 이야기가 야구에는 참 많이 있고, 저는 이런 순간들이 야구를 계속 보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잠실의 마지막 올스타전, 양창섭의 첫 번째 무대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이번 올스타전이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이라는 점입니다.
2026 KBO 올스타전은 오는 10, 11일 이틀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립니다. 10일 열리는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에서는 퓨처스리그 올스타전과 홈런 더비가 진행됩니다. 11일에는 KBO 올스타전이 열립니다. 이번 올스타전은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되는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양창섭에게는 정말 특별한 데뷔가 되는 셈입니다. 첫 올스타전이 잠실야구장의 마지막 올스타전이라니. 8년을 기다린 무대가 하필 그 구장의 마지막 무대라는 사실은, 이 인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잠실은 KBO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상징하는 구장입니다. 그 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에 데뷔 9년 차 선수가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 이 순간은 양창섭 본인에게도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고, 야구 팬들에게도 오래 남을 장면이 될 것 같습니다.
첫 올스타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잠실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어떤 순간을 만들지, 벌써 7월 11일이 기다려집니다. 양창섭이 이 자리까지 오는 데 8년이 걸렸으니, 이제 그 무대를 마음껏 즐기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래 참아온 만큼 앞으로도 더 반짝이는 순간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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