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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2일, 삼성과 KT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라이온즈파크에서 직관하고 왔습니다. 이미 KT는 1위, 삼성은 2위로 시즌 순위가 확정된 상태에서 치러진 경기였습니다. 결과는 4대2로 삼성의 패배였지만, 김헌곤과 박승규의 솔로 홈런을 볼 수 있었고,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여러 선수를 기용하며 시험해보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승패보다 더 의미 있었던 이 최종전의 감상을 정리했습니다.

삼성과 KT의 시즌 최종전 직관, 4대2 패배 속에 담긴 플레이오프 준비의 밤 관련 사진

순위가 확정된 뒤의 최종전, 그 묘한 분위기

10월 12일 저녁, 라이온즈파크로 향했습니다. 상대는 KT. 그런데 이번 경기는 조금 특별했습니다. 이미 KT가 정규시즌 1위를 확정 지은 상태였고, 삼성도 2위를 확정한 뒤였기 때문입니다. 순위가 완전히 결정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시즌 최종전의 상황이었습니다.
경기 전부터 라팍의 분위기가 평소와 조금 달랐습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걸린 경기였다면 긴장감이 가득했을 텐데, 이날은 그런 긴장감 대신 뭔가 묘한 여유로움과 아쉬움이 섞인 공기가 흘렀습니다. 그리고 보통 도착했을 때 관중이 평일엔 퇴근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빈자리가 좀 보였는데 이 날은 더 많이 차 있었고, 시즌이 정말 끝나가고 있다는 실감이 라팍 전체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이런 최종전은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KT와의 격차를 끝까지 좁히지 못하고 연패를 하면서 역전의 기회를 놓치고 2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 그래도 2위라는 성적을 지켜냈다는 안도감, 그리고 이제 곧 시작될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까지. 이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저녁이었습니다.
열정적인 응원은 평소와 다름없이 이어졌지만, 뭔가 한 챕터가 마무리되는 순간을 함께 지켜보는 사람들 특유의 차분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김헌곤의 솔로 홈런, 그 반가운 한 방

경기 중에 정말 반가운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김헌곤의 솔로 홈런이었습니다.
김헌곤이라는 선수의 이름을 야구 팬이라면 다 아실 겁니다. 오랜 시간 삼성에서 묵묵히 자기 몫을 해온 선수.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히 팀에 기여해온 베테랑. 그런 선수가 시즌 최종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모습은 정말 의미가 깊었습니다.
김헌곤의 홈런 공이 담장을 넘어가는 그 순간, 저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습니다. 이 홈런이 동점으로 따라가는 홈런이였고 이 선수가 쳐낸 홈런이었기에 베테랑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자기 존재감을 보여주는 순간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베테랑 선수들에게 유독 마음이 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스타 선수의 홈런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는 거죠. 오랜 세월 팀에서 자리를 지켜온 선수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한 방을 쳐주는 모습. 이게 팬 입장에서 얼마나 뭉클한 순간인지 모릅니다.
관중석에서도 김헌곤의 홈런에 유독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베테랑에 대한 애정, 그리고 감사의 박수. 이런 순간을 라팍에서 직접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박승규의 솔로 홈런, 또 하나의 반가움

김헌곤에 이어 9회에박승규의 솔로 홈런도 터졌습니다. 이 홈런도 정말 반가웠습니다.
박승규는 이번 시즌 삼성 라인업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선수입니다. 아직 대스타는 아니지만, 조금씩 자기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 그런 박승규가 시즌 최종전에서 또 하나의 홈런을 추가하는 모습을 보니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까지 생겼습니다.
이 두 홈런이 터지는 순간이 이날 경기의 진짜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승부 자체는 4대2로 삼성이 패했지만, 이 두 홈런이 있었기에 패배의 아쉬움이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삼성 타선의 파워는 확인하고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솔로 홈런 두 방으로 2점을 뽑았지만, KT의 전체적인 공격력에는 밀렸던 경기였습니다. 그래도 홈런이라는 가장 짜릿한 방식으로 득점을 올렸다는 점에서 팬 입장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순간들이었습니다.

플레이오프 대비, 여러 선수의 기용

이날 경기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실 경기 결과나 홈런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코칭스태프가 여러 선수를 돌려가며 기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미 순위가 확정된 상태라 승리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다가올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쪽으로 운영 방향이 설정된 게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보였습니다. 평소에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도 대타로 나와서 감각을 익히도록 출전 기회가 주어지고, 다양한 라인업 조합을 시험해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제는 이게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가을야구는 짧은 시리즈에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변수가 많고, 그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선수 자원이 많아야 유리합니다. 평소에 잘 쓰이지 않던 선수가 가을야구의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해서 승부를 가른 사례를 야구 팬이라면 수도 없이 봐왔을 겁니다.
이날 라팍에서 다양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밟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가을야구를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승리 하나에 집착하기보다는 더 큰 그림을 보고 준비하는 운영. 이게 상위권 팀의 저력이자 가을야구를 노리는 팀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투수 교체도 평소와 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특정 상황에서 특정 투수를 시험해보는 느낌의 교체들이 몇 번 있었는데, 이것도 가을야구를 염두에 둔 준비 과정일 것 같았습니다. 이런 디테일을 직접 지켜보는 것도 정규시즌 최종전만의 특별한 재미였습니다.

2위로 마감한 시즌, 그리고 가을야구

경기가 4대2로 마무리되면서 삼성의 정규시즌 모든 일정이 끝났습니다. 최종 성적은 2위. 11년 만에 전반기 1위를 거머쥐었던 그 뜨거운 여름의 기억부터 지금까지의 긴 여정이 이 최종전으로 막을 내린 셈입니다.
솔직히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전반기에 끝내 1위 자리에 올랐고, 시즌 중반까지도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결국 2위로 마감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조금만 더, 한 경기만 더 잡았어도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을야구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저를 다시 설레게 합니다. 짧은 시리즈, 단판 승부. 정규시즌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야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2위라는 성적이 가을야구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지난 시즌은 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하여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거치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진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플레이오프에서부터 시작되니 조금은 체력을 아끼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 우승하기를 기다려 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라팍에서의 마지막 정규시즌 밤

경기가 끝나고 라팍을 나오면서 뒤를 한번 돌아봤습니다. 정규시즌 동안 수없이 드나들었던 이 구장. 올해만 20번은 넘게 다녀왔던 경기장인데 이제 정규시즌 야구는 끝나고 가을야구를 향한 긴 여정이 시작되는 밤이었습니다.
올해 라팍에서 보낸 시간들이 머릿속에서 하나씩 떠올랐습니다. 전반기 1위를 축하하던 뜨거운 여름밤, 폭염 브레이크로 야구가 멈췄던 그 답답한 시간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상승세를 만들어낸 후반기까지. 이 모든 순간들이 이번 시즌 삼성 라이온즈라는 팀의 이야기를 완성했습니다.
그 긴 이야기의 마침표를 라팍에서 직접 찍고 돌아가는 이 밤이 저에게는 정말 특별했습니다. 승리하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최종전이었습니다. 플레이오프 티켓팅은 더 치열할 것이기에 올해 다시 한번 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홈 팬들의 응원 속에서 선수들이 가을야구를 위한 마지막 준비를 하는 모습을 지켜본 그 시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장면이었습니다.
이제 곧 가을야구가 시작됩니다. 2위 삼성 라이온즈가 어떤 야구를 보여줄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와 긴장이 함께 밀려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끝까지 응원하는 팬으로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