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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홈 경기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경기에 3루 익사이팅석에서 직관을 하고 왔습니다. 일반예매로 블루존을 가고 싶었으나, 구역마다 잠시 자리를 나갔다오기 불편한 가운데쯤 자리들 밖에 몇몇 남지 않아 한번도 안가본 익사이팅석을 잡게 되었는데, 앉아보고 나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자리인걸 느껴서 후기를 남겨봅니다. 익사이팅석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리했습니다.
왜 익사이팅석을 골랐나
저는 시간이 될 때마다 직관을 가곤했지만, 올 시즌은 새로 만들어진 실버 멤버십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이 될 때마다 스카이 상단으로 직관을 가곤했습니다. 이전부터 라팍에 가본 자리로 치면 1루와 3루 익사이팅석들, 요기보, 캠핑존 빼고는 거의 다 한 번씩은 자리에 앉아봤습니다. 그런데 익사이팅석은 이상하게 계속 미뤄왔던 자리였습니다.
또한 일반예매로 3루 내야쪽을 가기에 티켓팅에서 힘든 이유도 있었고,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게 두 번째 이유였습니다. 저는 응원석에서 공격때마다 일어나서 응원단과 함께 응원가 부르면서 보는 야구가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익사이팅석은 내야석보다 앞에 있고, 일어나서 응원하는 자리와는 좀 다르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후순위였습니다.
그런데 8월 14일 경기는 일반예매에서 꽤나 빠른 순번이라는 생각에 내야 응원석인 블루존을 노리려했지만, 선예매들의 영향과 저보다 더 빨리 들어간 분들의 자리 선점으로 블루존 자리는 애매하게 남아있어서, 한 번은 가보고 싶어 했던 3루 익사이팅석으로 오늘은 한 번 잡아보자 싶어서 가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일반예매로 3루 익사이팅석을 잡고 결제를 넘어갔는데 확실히 상단을 가다가 익사이팅석으로 오니 부담스러운 금액이었습니다. 그래도 한번 경험 삼아 앉아보자는 마음으로 결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라운드가 이렇게 가깝다니
경기 시작 전에 자리를 찾아 앉는 순간, 진짜 놀랐습니다.
익사이팅석에 앉아본 분들은 아실 텐데, 그라운드가 정말 이렇게 가까운지 처음 앉아보고 나서야 실감이 났습니다. 사진으로 여러 번 봤고, 유튜브 후기도 몇 번 봤지만 직접 앉아보는 느낌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선수들이 손에 잡힐 것 같은 거리에서 몸을 풀고, 선수들끼리 대화를 나누고, 그라운드 높이와 비슷한 눈높이로 앉아있으니 마치 내가 그라운드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상단에서는 거리가 있어 선수들의 얼굴이 체형을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익사이팅석은 실제 선수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3루 익사이팅석은 3루수의 수비 동작과 유격수의 움직임을 정말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예전에 응원석이나 상단 자리에서 볼 때는 그냥 공이 왔다 갔다 하는 정도로 보였던 장면들이, 익사이팅석에서는 선수들의 순간적인 반응 동작이 되게 크게 보였습니다. 3루수가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낮추는 순간의 발놀림, 유격수가 커버 플레이를 위해 움직이는 스텝. 이런 세밀한 움직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덕아웃에 선수들이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데 생각보다 가까웠고, 투수가 이닝 들어가기전 3루쪽 공간에서 불펜 포수와 공을 던지며 몸을 푸는데 글러브 미트 소리가 퍽퍽 들려오는 무게감이 다른 새로운 경험이였습니다. 그리고 홈런을 치면 홈런 인형을 홈런 친 선수가 익사이팅쪽으로 던져주는데 그 모습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대신 감수해야 하는 것들
물론 좋기만 한 자리는 아니었습니다. 앉고 나서야 알게 된 단점들도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느낀 건 확실히 일어나서 응원하기를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그런 분위기에서 살짝 벗어난다는 점이었습니다. 응원석보다는 앞에 있고, 응원가 소리가 크게 들리긴 하지만 홈런을 치거나 했을 때 잠깐 일어나서 환호하는것을 제외하고는 앉아서 보기에, 그 안에서 함께 부르며 하나가 되는 느낌은 좀 덜했습니다. 저처럼 일어나서 응원가 부르면서 보는 걸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부분이 아쉬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응원석에서 듣던 앰프와 익사이팅석에서 듣는 앰프에서 약간의 차이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익사이팅석에 앉은 다른 분들을 보니 대부분 조용히 경기 자체에만 집중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았습니다. 또 하나 예상 못 한 부분은 그라운드가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전체 그림이 안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상단 자리에서는 그라운드 전체가 한눈에 들어와서 야수들의 위치 이동, 수비 시프트 같은 것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익사이팅석에서는 보이는 시야가 약간 단면적으로 보여서 그런지 그런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외야로 뻗어나가는 타구를 눈으로 따라가기가 상단 자리보다 어려웠습니다. 특히 가장 먼 우익수 방향 외야로 가는 타구는 잘 안 보였습니다.
파울 타구가 날아올 수 있다는 점도 조금 부담이었습니다. 익사이팅석은 이름 그대로 짜릿함을 주는 자리인데, 그 짜릿함의 일부가 파울볼에서 옵니다. 실제로 이날도 몇 번 파울 타구가 관중석 방향으로 날아왔고, 익사이팅에도 한 번 날아왔는데, 그때마다 하늘로 바라보고 있으면 공이 점점 오고있다라는게 느껴지면서 살짝 긴장이 되긴 했었습니다. 그렇기에 언제든지 반응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어린이나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이 부분이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앉을 것인가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서 계속 생각했습니다. 익사이팅석, 다시 앉을 것인가.
제 입장에서는 자주 앉을 자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격도 부담이지만, 저는 응원가 부르면서 보는 스타일이라 응원석이 더 잘 맞는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매번 익사이팅석을 잡을 만한 이유는 저에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다시 안 갈 자리는 절대 아닙니다. 특별한 날, 특별한 경기, 예를 들어 정말 좋아하는 선수의 은퇴 경기라거나 시즌 마지막 경기 같은 순간에는 다시 익사이팅석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라운드와 그렇게 가까이서 야구를 보는 경험 자체가 특별했고, 그런 기념할 수 있는 특별한 날에 어울리는 자리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야구를 처음 좋아하기 시작한 친구나 가족과 함께 간다면 테이블석도 좋지만, 익사이팅석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야구의 진짜 매력을 느끼기에는 이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주는 생동감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또한 선수들의 움직임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야구에 빠져들게 만드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익사이팅석 직관은 저에게 새로운 경험이었고, 후회는 없습니다. 익사이팅석이 궁금하신 다른 팬분들에게도 한번 도전해볼 만한 자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매번 앉기에는 부담스러울수 있으니, 정말 오늘은 여기 한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날 예매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응원석의 열기와는 다른, 야구 그 자체에 몰입하는 시간을 원하신다면 익사이팅석은 정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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